4. 24년 재위기간동안 150여 종 4천권에 이르는 방대한 서적 편찬사업을 수행하였으며,
스스로도 <홍제전서> 라는 184권 100책의 문집을 남길 정도의 학자였던
정조는 휼륭한 자질과 차원 높은 꿈을 지닌 지도자였다.

그러나 정조는 혁신의 의지와 그를 실현하려는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어려움속에 좌절을 맛보곤 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으로부터 야기된 개인적인 불행은 언제나 정조의 운신을 옥죄었고,

인생의 황혼기에 가서도 결국 넘어 설수 없는 한계를 작용한다.
정조내내 지도자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정파간의 정치적 갈등과 외래문화의 충격,

전면적인 사회변화를 초래한 시대의 격량은 외롭게 몸부럼치다가 쓰려져 간
정조의 죽음을 비장하고도 극적인 대하 드라마로 꾸며 놓았다.

7. 흔히 임오화변이라 부르는 1762년 (영조38년) 임오년 윤 5월 13일에 있었던 사도세자의 죽음은 ,
국왕 영조가 국사를 대리청정 중인 자신의 아들을 직접 처단한 대단히 비극적인 사건이다.

1748년부터 대리청정을 해왔던 28세의 왕세자가 창경궁 선인문 휘녕전 뒤지 속에 갇히어
아사하는 참변을 당한 것이다.

야담집 등에서는 이를 둘러싸고 많은 일화를 전하고 있으며,
훗날 운색되기도 했지만 이 사건은 영조 탕평정치의 귀결로 벌어진 사건이자

당시의 정치적 모순과 갈등이 단적으로 표출되었던 사건으로 후대에까지 그 파장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