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 오현 스님, 신흥사 조실 추대

▲신흥사 조실 무산 오현 스님.
신흥사 한주라는 소박한 직함만을 줄곧 고집해오던

무산 오현 스님이 13일 조계종 제3교구본사 신흥사 조실로 추대됐다.

하안거 해제를 맞아 신흥사 설법전에서 300여 명의
스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된 해제법회에서 대중들은
무산 스님을 조실로 추대하는데 뜻을 모으고 추대식을 가졌다.

지금까지 ‘조실’ 자리를 극구 사양해 왔던 무산 스님도 하안거를 마치며
모아진 대중들의 뜻을 사양하지 못하고 이를 수락했다.

신흥사 측에서도 스님의 평소 뜻을 받들어
조실 추대 소식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꽃다발을 증정하는 소박한 절차만으로 조실 추대식을 대신했다.

이날 법회에는 신흥사 향성선원, 백담사 무금선원 등에서
하안거를 마친 스님 200여 명을 비롯해 조계종 기본선원장 지환 스님,

파계사 성전암 현응선원 선덕 일오 스님,
전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 의장 영진 스님을
비롯해 이수성 전 국무총리 등 사대부중 3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무산 스님은 조실 추대 직후 대중들을 향해
“여러분 모두 정진해서 각자의 마음 밭 조실이 되라”며

“지금 남쪽에만 수해가 나서 어려움 겪는 이들이 많으니
만행 때 발걸음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또 신흥사 주지 우송 스님이 “평생 앵무새 소리만 하셨는데 도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무산 스님은 “지금 그대가 묻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1942년 경남 밀양에서 출생,

1958년 성준 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무산 스님은
직지사에서 사미계를,
범어사에서 비구계를 수지했다.

법명은 무산,
호는 설악(雪嶽)이며 조오현이라는 속
명도 널리 불린다.

1968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한 시조시인이기도 하며
불교신문 편집국장 및 주필, 춘천불교방송 사장 등을 지냈다.

신흥사 주지·회주 등을 역임했고 신라 헌덕왕 때 도의 국사가 창건해
한국 선종의 맥을 연 강원도 양양 진전사를 복원했다.

신흥사와 백담사에 각각 향성선원과 무금선원을
열어 수좌들의 정진을 독려해왔다.

한편, 이날 법회에서는 신흥사 주지
우송 스님에게 감사패가 전달됐다.

조계종 기본선원 운영위원장 인각 스님은 감사패에서
“백담사 무금선원 내 종립 기본선원 수좌들의 외호에 헌신해 줌으로써
조계선의 종지종품을 계승하며 종단의 정체성을 굳건히 하는데
기여한 공로가 커 감사패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또 조계종 기본선원장 지환 스님은
“제방에서 정진 중인 수좌들을 돕는데 힘을 보태자는
오현 스님의 제안으로 백담사 무금선원, 신흥사 향성선원을
비롯해 영진 스님, 일오 스님, 지안 스님 등 각 선원에서
십시일반으로 ‘조계종 승가교육 진흥기금’을 마련했다”며

“조계종 총무원을 통해 수행 정진하는 수좌 스님들에게 사용되길 바란다”는
뜻을 담아 신흥사 주지 우송 스님에게 전달했다.

속초=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