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맹자> 는 그 내용은 물론 공자의 사상을 중심으로하고 있지만
그 사상을 풀어가는 대화와 토론의 과정이 기가 막히다.

대화학 내지는 토론학에서 최고의 교과서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최고의 교과서는
인류가 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때까지 다시는 나오지 못할 것이다.

6. 공자의 사상이 <논어>를 수원지로 삼아 흐르기 시작했다면,
<맹자>에 이르러 수많은 대화와 토론의 지류들이 모여 모여 큰 강을 이룬 셈이다.

13. 주 열왕 4년 그러니까 BC 372년,
을유년 초여름 노나라에서 맹자가 태어 나고

그 4년 후에 송나라에서 장자가 태어 났다.
유가와 노가의 대가들이 어슷비슷한 시기에 태어 난것이다.

그리고 전국 칠웅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틈바구니에서
간신이 연명해 가고 있는 소국에서 그들이 태어난 것도 기억 할 만한 공통점이다.

19. 맹자는 공자와 마찬가지로 불혹의 나이가 될 때까지
학문을 닦거나 가르치는 일만하다가
40세 이후에야 비로서 천하를 다니며 자신의 사상을 펼쳤다.

그러다가 70세가 지나서야

역시 공자처럼 제2 고향인 주나라에 돌아와 노년을 보내다가
BC289년 8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36. 맹자가 한 말을 풀어서 호연지기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 할 수 있겠다.

우선 기라는 것은 지극히 크고 굳센 것으로 바르게 길러서 손상을 입지 않게 한다면
천지간에 가득 찰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그런데 그 기는 도를 따라서 의와 함께 가야 하는 것으로
이것이 없을 경우에는 기가 허탈해지고 만다.

다시 말하면 기라는 것은 내면의 의를 모아서 길러지는 것이지
바깥에 있는 의가 갑자기 들어와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행동하는 가운데 양심에 거리낌이 있으면 있을수록
기는 자꾸만 빠져 나가고 만다.

그러므로 사람이 기를 기르기 위해서는
의를 행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37. 호연지기의 개념을 어느 정도 파악한 공손추가
이제는 부동심의 또 하나의 비결인 知言에 관하여 질문했다.

"남이 하는 말을 안다는 것은 무슨 말씀입니까"

"남이 하는 말을 통하여 그 사람의 마음속을 헤아리며
그릇된 것을 가려내는 것을 말하지"

그러면서 맹자는 그릇된 것들을 가려낼 수 있는 네가지 종류의 말에 대해 설명했다.
첫째는 &#35414;辭 치우칠 피 말씀 사 다.
이것은 한쪽으로 치우쳐 전체의 문제를 보지 못하는 언사를 가르치는 말이다.

극우니 극좌니 하는 사람들의 말들이
아무리 자신있는 말이라 하더라도 피사에 불과하다 할것이다.

맹자는
이러한 피사를 통하여 상대방의 막힘 있는 점을 꿰뚫어 볼 수가 있었다.

둘째는 淫辭 이다
이것은 방탕하고 궤도를 벗어난 말로써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언사이다.
겉으로 볼때 호탕하고 자유분망하여 정신에 자유함이 있는 것 같지만
실은 그 속에 무언가 감추고 있는 바가 있는 것이다.

맹자는 바로 이런 음사를 꿰뚫어 분별 할 수 있었다.

셋째는 邪辭 이다.
이것은 간교하게 속이는 말로 이단사설에 빠져 있는 말이다.
한쪽 면을 보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처음부터 전혀 잘못된 관점에서 말하기 때문에
모두 엉터리 인데도 교묘하게 논리를 갖추고 있는 언사이다.

그러나 맹자는 이런 사사를 통해서 속이려 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 할 수 있었다.

넷째는 遁辭달아날 둔사이다.
이것은 스스로 이론이 궁색함을 알고 핵심을 피해가는 언사이다.

맹자는 이런 둔사를 통해 상대방의 학문의 깊이를 꿰뚫어 볼 수 있었고
상대방의 치명적인 약점을 알아챌 수 있었다.

맹자는 이렇게 지언을 통하여 상대방의 말에 숨어 있는 뜻을 파악 한 후
변론을 무기로 삼아 하나씩 논파해 나갔다.

다시 말하면 맹자는 호연지기를 기름으로써
주위 상황에 좌우되지 않는 부동심을 가질 수 있었고

지언으로써 상대방의 말에 좌우되지 않는 부동심을
또한 지닐 수가 있었던 것이다.

지언과 호연지기,
이 두가지가 부동심의 도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었다.

48. 무릇 대장부란 좁은 데서 놀지 않고 넓은 데 거하며,
바른 자리에 서서 대도를 행하는 자이요.

그리고 때를 만났을 경우에는 백성들과 더불어 자신의 도를 펼쳐 나가고,
때를 만나지 못하였을 경우에는 자기 혼자서라도 묵묵히 도를 실천해 나아가는 자요.

그리하여 어떠한 부귀에도 음란해 지지 않고
어떠한 빈천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며,

어떤 위엄과 무력 앞에서도 비굴하지 않는 자라야
대장부라 일컬을 만한 것이오.

50. 인성에 관하여서는 불능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불위만 있을 뿐입니다.

51. 맹자는 "양능"과 "양지" 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람이 배우지 않고서도 할 수 있는 것을 양능이라 하고,
따져 보지 않고서도 알 수 있는 것을 양지라고 했습니다.

52. 학문하는 길은 다른 것이 아니라,
잃어 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

여기서 마음이란 인의에 하여
양능과 양지의 기능을 지니고 있는 "양심"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람들이 흔히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양심이라는
말이 양능과 양지의 개념과 관련하여 맹자로 부터
유래된 단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55. 양심은 밤낮 자라는 것이지만 특히 밤중에 고요하고 맑은 기운,
즉 夜氣 속에서 더욱 자라난다.

58. 다 같은 사람인데 어떤 사람은 대인이고,
어떤 사람은 소인이 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대체를 따르는 자는 대인이 되고 소체를 따르는 자는 소인이 된다.

소체란 耳目之官 이목지관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귀와 눈과 같은 기관을 통한 감각기능을 말한다.

이런 감각기관은 깊이 사려함이 없이 쉽게 외부의 사물에 가리어 지고
또한 그러한 사물에 쉽게 유혹되어 이끌리고 만다.

말하자면 외부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는 말이다.
이러한 표피적인 감각을 따르는 자는 소인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대체 心之官 심지관을 가리키는 것으로 마음의 사유기능을 말한다.

사유 기능을 통하여 깊이 생각하면 본성을 얻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본성을 잃어 버리고 만다.

이러한 소체와 대체는 원래 태어 날때부터 지니게 되는데
먼저 대체를 세워 놓으면 소체도 외부의 사물에 쉽게 빼앗기지 않는다.

이것이 대인이 되는 길이 아니고 무엇인가.

63. 군자의 근심과 소인의 근심이 어떻게 다릅니까.
군자는 평생 동안의 근심거리를 지니고 다니지만
갑자기 생기는 걱정거리 같은 것은 지니고 있지 않다.

말하자면 군자는 늘 차원 높은 근심을 하기 때문에
하찮은 걱정거리들이 마음을 흐트리는 법은 없다는 말이다.

여기에 자질구레하고 쓸데없는 걱정들을 이기는 비결이 있다.
그것은 평생동안 고민 해야 할 근심,

즉 차원 높은 인생의 목적을 마음속 깊이 지니고 살아가는 것이다.

75. 군주의 권위는 목에 힘줄을 세우며 자기 말을 듣지 않는
백성들을 비난하고 억누르는데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과 부족한 점을 솔직히 시인하는 데서부터
우러나오는 것임은 만고불변의 이치인 셈이다.

그리고 군주의 측근들 중에 맹자처럼 지혜롭고
군주의 잘못을 깨닫게 해주는 신하가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한결같이 군주를 두둔하기에만 급급한 간신배들이 우글거리는
나라가 어찌 잘 될리가 있는가.

103. "어떤 사람은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어떤 사람은 몸을 수고롭게 한다."
고 말한 것이다.

모름지기 마음을 수고롭게 하는 노심자는 남을 다스리고,
몸을 수고롭게 하는 노력자는 남에게 다스림을 받는 법이다.

남에게 다스림을 받는 사람은 남을 먹여주고 남을 다스리는 사람은
남에게 얻어먹는 것이 온천하에 통하는 원칙이 아닌가.

165. 소용이란 나라를 책임진 자가 자기 정적이나 제거하고
백성들을 꼼작 못하도록 위협하는 따위의 정치를 하는 것을 말하지만

대용은 진정으로 백성들의 평안을 생각하여
정말 제거해야 할 적들을 대담하게 물리치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지도자가 소용을 부리고 있는가.
대용을 부리고 있는가를 알려면,

그가 쉽게 권력으로 억누눌 수 있는 대상들을
위협하여 꼼작 못하도록 하는 일을 주로 하느냐,

자신의 자리를 걸고 어떤 위험이라도 각오하며
진정 뿌리 뽑아야 할 대상을 제거하려 하느냐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정말 제거해야 할 대상들은 그대로 두고 엉뚱하게 힘없는 무리들만 억누르는 데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 그는 小勇者 일뿐 대용자는 아닌 것이다.

179. 모름지기 임금이 어진 신하를 골라 등요할 때는
어쩔 수 없어서 부득이 등용하는 것처럼 해야 합니다.
---
모든 국민들이 "그 사람 어진 사람이다." 하면
그때 비로서 그 사람을 살펴 보아서 과연 어진 사람으로 판단이 되면 등용하십시오.

이렇게 여론 조사를 광범위하게 실시한 연후에
인물을 등용해야 오래 쓸 인물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몇몇 측근들의 말만 듣고 등용하다가는 신하들을 갈아치우기에
세월을 다 보내고 말 것입니다.

219. 물이 더 깊어 지고, 불이 더 뜨거우면

248. 안연이라는 제자는 처음에는 공자를 그렇게 높게 평가하지 않았지

자기도 웬만큼 노력하면 공자를 따라 미칠 거라고 좀 교만한 생각을 품고
공자의 문하에서 배워 나갔지,

공자의 수준에 올라갔다가 스스로 여겨지면
문하에서 따로 학문을 이룰 야심을 가지고도 있었지,

그런데 날이 갈수록 그것이 힌들다는 것을 깨달아 가게 되었지.
그러다가 마침내 어느 날은 슬피 탄식을 하며 부르짖었네"

'우러러 보면 더욱 높이 있고, 뚫으려고 하면 더욱 견고해지고,
앞에 있다 싶어 바라보면 어느 세 뒤에 계시는 구나.

중도에서 포기하려 해도 나 자신도 모르게 끌려 다니게 되고,
내 재능을 다하여 따라가려 해도 선생님은 이미 멀리 가 있어,'

나로서는 따라갈 방도가 없구나.

"우리 선생은 비방 할 수 없는 분이십니다.
다른 사람들은 비록 현명하다고 하나 언덕과도 같아서
누구나 능히 넘을 수 있지만 선생님은 해와 달과 같아서 아무도 넘을 수 없습니다.

사람이 비록 우리 스승과 관계를 끊는다 하여도
스승은 해와 달과 같으므로 어떠한 흠도 생길리 없습니다.

사람들이 햇빛을 받지 않으려고
응달을 피해 간다고 한들 해가 상처를 입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 스승의 가르침을 외면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좁은 소견을 드려낼 뿐입니다.
자공이 얼마나 적절하게 공자를 변명했는지 숙손무숙은 얼굴을 들지 못하고 도망가고 말았다.

유약은 공자에 대해
"기린은 달리는 짐승중에서 뛰어나고 봉황은 나는 새들중에서 뛰어나고
태산은 산들중에서 빼어 나다.

이와 같이 성인들도 일반사람들과 같은 종류의 인간으로 태어 났지만
그 인간들 중에서 빼어난 자들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 사람이 생겨난 이래로 공자 보다 뛰어난 인물은 없다.

나도 이러한 재아나 유약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이다.

285. 시를 해석할 때는 단어 자체에 매여 문장을 그르쳐서는 안 되고,
문장 자체에 매여 시 전체의 뜻을 그르쳐서는 안된다.

마음으로 그 뜻을 받아 들여야 한다.

298. <서경> 주서 태서편에
"하늘은 우리 인민들이 보는 바에 따라 보고
우리 인민들이 듣는 바에 따라 듣는다. 라는 구절이 있지,

그러니까 사실은 인민의 뜻이 하늘의 뜻이라고 할 수 있지

316. 군자가 제자를 가르치는 다섯가지 방법

첫째는 가르칠 때는 억지로 해서는 않되고 제때에 내리는
비가 초목을 자라게 하듯이 해야 하느니라.

그러니까 때에 맞게 자연스럽게 가르쳐야 하는 거지,

초목이 싹을이 막 틀 때인데 소낙비를 쏟아 부어면
그 초목은 그냥 홍수에 떠내려갈 것이 아니냐,

싹이 틀 무렵에는 이슬비가 적당하고,
어린아이에게는 젖이 필요하듯이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제자에게는

기초적인 학문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지
늘 때에 맞는 가르침을 배풀기 위해서는

제자에 대한 섬세한 관심과 사랑이 요구되는 법이지

둘째는, 교육은 어디까지나 덕을 이룩하게 해 주어야 하느니라.
이것은 만고불변한 교육의 목표이기도 하지.

덕을 이룬다는 목표를 상실할 때
그 교육은 방향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리게 되는 것이지.

요즈음 종횡가들이 날뛰면서 독심술이나 처세술이나 하는 것을 가르쳐
출세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지만

그런 것은 교육이라고 할 수 없는 잡기에 불과하지,
그런것을 배우면 배울수록 덕을 잃어 버리고 사람이 간사해지게 마련이지

셋째는 교육은 각자의 재능을 최대한 발달시켜 주어야 하는 것이다.

넷째는 물음에 성실히 답변해 주는 것이다.

323. 군자는 도의 수준을 낯추려 하기보다 도를 향하여
날마다 나아가려는 의욕으로 가득 차 있는 법이다.

그것은 마치 활 시위를 당겨 과녁을 향해 막 화살을 날리려는
사람의 생동하는 의욕과도 같은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의욕에는 팽팽한 긴장이 또한 뒤따르게 된다.

그런 자세로 치우침이 없이 도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에 오르게 되면
능력있는 자는 도를 따라 미치게 될 것이다.

335. 대게 그 사람의 말을 듣고 마음을 짐작한다고 하지만
말이란 것은 얼마던지 꾸밀 수도 있고 감출 수도 잇는 것이 아니냐

그러나 눈동자는 그 마음의 악을 능히 감추지 못한다.

내면과 그대로 연결되어 있는 창문이기 때문에
눈동자가 열리면 내면의 풍경이 드러나고 마는 법이다.

마음이 올바르면 그 눈돈자가 맑고 마음이 올바르지 못하면
그 눈동자가 흐려지게 된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말을 주의깊게 들을 뿐만 아니라
그 눈동자를 살펴 봄으로서 마음 깊숙한 데까지 꿰뚫어 볼 수가 있는 것이다.

337. 자기 자신을 돌아보아 반성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보다
더한 인생의 즐거움은 없느니라.

338. 사람이 부끄러워 하는 마음이 없어서는 안 된다.
부끄러워 하는 마음이 없는 것을 부끄러워하면 부끄러워할 일이 없는 법이다.

346. 살려 주는 길을 인도하려다가 백성들을 죽게 하면
백성들은 비록 죽더라도 죽인 자를 원망하지 않는다.

350. 친근하게 사귀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게 하는 것을 선이라고 하며,
그러한 요소를 자기속에 꾸준히 지니고 있는 것을 믿음성이 있다고 하며,

그러한 요소들이 점점 내적으로 충실해 지는 것을 아름답다고 하며,
충실해져서 마침내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을 위대하다고 하며,

위대해져서 다른 사람들을 교화시키기까지 하는 것을 성스럽다고 하며,

너무나 성스러워
다른 사람들이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차원으로 들어가는 것을 신령스럽다고 하는 것이오.

354. 사람은 무릇 자기가 스스로를 모욕한 뒤에야 남이 그를 모욕하고,
가문도 스스로를 파괴한 뒤에야 남이 그 가문을 파괴하고,

나라도 스스로를 망하게 한 뒤에야
남이 그 나라를 토벌하는 법이다.

358. 어찌할까 어찌할까 하며 깊이 생각하지 않는 자는
나도 어찌할 수 없도다.

마음을 살찌우는 데는 욕심을 적게 가지는 것보다
더 좋은 방도는 없는 법이다.

사람들이 그 말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 할 뿐이다.

377. 정치를 잘하는 것이란 수레로 사람을 일일이 건네주는 그런 친절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백성들이 근본적으로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제도 자체를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제도는 바꾸지 않으면서
그 제도 속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선심이나 쓰고 있는 정치가는,

자기는 잘 하려고 하는데
왜 백성들이 반발이 심한지 모르겠다고 푸념을 늘어 놓기 일쑤이다.

그런 자들은 자기야 말로 정치를 잘 하고 있다고 착각속에서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자들을 원망하게 된다.

그러다가 지금까지 베풀고 있던 선심까지 거두어 버리고
공포 정치로 돌아가 백성들을 억압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다.

진실로 백성들로 부터 칭송을 받으려면 홍수가 날때마다
수레를 몰고 와서는 않되고 근본적으로 다리를 놓아 주어야 한다.

그렇게 정치하는 자라면 자기 혼자 수레를 타고 다니면서
백성들로 하여금 길 양옆으로 비켜서게 하여도 불썽사나운 일이 되지않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를 모르는 자는 수레에다 백성을 태우고
자기는 걸어 간다고 해도 칭찬을 받지 못하는 법이다.

그런식으로 한사람한사람 태워 주다가는 언제다 태워 줄 수 있겠는가
모름지기 은혜로우면서 정치를 아는 자가 다스린다면 그 나라는 번성하고 말것이다.

그런데 좀 은헤로우면 정치를 알지 못하고,
정치를 좀 안다고 하면 은혜롭지 못하니 이것이 문제로다.

380. 근원이 깊은 물은 밤 낮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 패인 구덩이를 채우고
계속 흘러가 드디어 넓은 바다에 이른다.

근본이 있는 것은 이와같으므로
공자께서는 물의 이런 점을 취하신 것이다.

그러나 근본이 없는 것은 7.8월 사이에
장마가 져서 크고 작은 도랑들을 다 채운다 하더라도 이내 마르고 마는 법이다.

그래서 군자는 근본이 없는 천박한 인격의 소유자가 되지 않고
근원 깊은 물과 같은 존재가 되려고 인격을 도야하는 것이다.

근본이 없는 사람중에는
세상에 자신의 명성이 나지 않는 것을 초조하게 생각하고

실제보다 과장하여 자신을 들어 내기를 좋아하는 자들이 있는데,

군자는 오히려 자신의 명성이실제보다
지나치게 나는 것을 부끄럽게 느낀다.

일반적으로 명성이라는 것은 한 사람에
다른 사람들의 오해의 총합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세상의 명성 따위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을 깊이 있게 하는 데 마음을 쓸 뿐이다.

이제 물의 어떤 점을 취하여 배워야 하는지 알겠느냐.

아, 물이여 물이여

390. 요즈음 사람들의 병폐는 자기 밭을 내버려두고
남의 밭을 김매는 데 있다.

" 자기의 재능을 잘 알아서 그것을 계발해 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많이 하니까 자기도 덩달아서 거기에 뛰어들어

자기의 재능과는 맞지 않는 일에 정력을 소모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남으로부터 얻는 것은 중하게 여기고

자기가 맡아 가지고 있는 것은 가볍게 여기기 때문이다.

391. 하늘은 한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기기 전에
먼저 그에게 반드시 시련을 주어 마음을 괴롭히는 법이다.

늑골을 수고롭게 하고 배를 주리게 하며,
생활을 궁핍하게 하여 하는 일마다 뜻하는 바대로 되지 않도록 한다.

하늘이 이렇게 하는 것은 그의 마음을 단련하여 인내심을 기르게 하고,
평소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일들을 능히 해내도록 하기 위해서이다.